[즉문즉답] 18.인연은 계산하지 말고 품어야 합니다.
성수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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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5 17:27
[성수스님의 즉문즉답]
18.인연은 계산하지 말고 품어야 합니다.
[즉문]
스님...
늘 기다리게 만드는 이 사람,
저 이제 포기할까 봐요.
드문드문 만나면 막 이거저거 같이하고 싶은데,
늘 힘들다. 피곤하다. 다음에 하자고만 합니다.
이제 그가 절 사랑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서운함이 더해서 화가 나는데도
혹시 헤어지게 될까봐 참는 것도 화가 나요.
제가 왜 이 사람을 놓지 못해 안달난건지,
차라리 편하게 떠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맺은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두 분의 인연은
남다른 인내가 필요합니다.
천생연분의 인연이 아니기에
다른 연인보다 양보와 배려가 더욱 요구되고,
그만큼 더욱 고통이 따를 것이나
힘든 역경과 장애를 꿋꿋이 극복해 가며,
남다른 행복과 가슴 뿌듯함으로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게 되는 사주입니다.
법우님!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그 분과의 만남을 포기하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남은 생을 함께 할 것입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행복을 가꾸며, 살아갈 것입니까?
단지 힘들어 넋두리 하는 것인지,
진정 마음이 멀어진 것인지,
스스로를 관조(觀照)해 보시길 바랍니다.
조이려거든 우선 펴주고,
약하게 하려거든 우선 강하게 하고,
망하게 하려거든 우선 흥하게 하고,
빼앗으려거든 우선 주어라.
- 노자 도덕경 중에서 -
마음을 구하기 전에 먼저 마음을 보여야 하고,
행동을 구하기 전에 먼저 행동을 해야 하며,
사랑을 구하기 전에 먼저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그만큼 가지기 힘든 것은
이 사바세계의 변치 않는 철칙입니다.
한 마음으로는 만 명의 벗을 사귈 수 있지만,
두 마음으론 한 명의 벗도 사귈 수 없듯이
인연은 계산하지 말고, 품어야 합니다.
힘든 역경 뒤에 찾아오는 행복은
두 분의 인연을 더욱 곤고히 해 줄 것이니,
마음의 이끌림에 따라 행하시길 바랍니다.
소승은 이 곳 강정사에서
법우님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화청향성법음범패
서말리산 강정사 주지 성수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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