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답] 83.노력 없는 희망은 공상에 불과할 뿐입니다.

성수스님 0 1476 2013.12.12 16:10

[강정사 성수스님의 즉문즉답]
83.노력 없는 희망은 공상에 불과할 뿐입니다.

[즉문]

스님,
예전에 좋았던 기억들이
갑자기 문득문득 떠올라서 더 힘드네요.

헤어지면서 미안했던 행동들 보다
과거에 좋았던 기억들이 더 많이 떠올라요.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될지...

제가 잘못한 것이 많아서 미안하고,
용서를 빌고 다시 만나고 싶은데,
다가서기가 두렵고, 참 막막하네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법은
거울에 비친 영상과 같고,
물 속에 비친 달그림자와 같다.

그런데도 마음이 미혹한 범부들은
실재하지도 않는 온갖 그림자들을 보고는
어리석음과 성냄과 애착을 일으킨다.”

- 불설정업장경(佛說淨業障經) 中 -

지난 일에 연연해서 주저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 될 뿐입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은
상상하면 할수록 커지고,
행동하면 할수록 작아지기에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면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용서를 구하고 받을 수 있습니다.

타인에게 다가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라면 그 사람이라면 어땠을까 하고,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며,

본인의 입장을 내세우지 않은 채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
어려움 없이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진흙탕에서 연꽃이 피어나듯이
실수와 잘못을 용서와 관용으로 꽃피워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희망을 마음에 새기면
희망은 현실이 되어 나타날 것이나
노력 없는 희망은 공상에 불과할 뿐이니,

지난 일에 대한 자책으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불안해하며,
애써 피하려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용기와 희망을 가슴에 품고서
진실한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한발 한발 천천히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합니다.

화청향성법음범패
서말리산 강정사 주지 성수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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