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답] 98.지난 인연에 마음을 두는 것은 그만큼 확고함을 나타냅니다.

성수스님 0 1663 2014.04.30 17:32

[강정사 성수스님의 즉문즉답]
98.지난 인연에 마음을 두는 것은 그만큼 확고함을 나타냅니다.

[즉문]

스님, 그 사람과는
헤어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매일 울고불고 원망만 하다가
하는 일까지 엉망이 되었을 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절에 다니게 되었는데,
108배를 하다가 서럽게 눈물이 나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지금의 마음이면,
그때 힘들었던 것들도 견뎠을 텐데...
그 사람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지나간 추억이 나를 울리기도 하고,
현재의 시간이 나를 멈추게도 합니다.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하루, 한달, 일년, 시간이 흐르면
차츰 잊혀지게 되지만,

무릇 흘러가는 인생이란
누구나 변하기 마련이고,
그 자리 그대로인 것도 있어

우연한 장소를 지나치거나
우연한 음악을 듣거나
우연한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지나간 과거가 떠올라
내 허락도 받지 않은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도 합니다.

한번 인연이 맺어진 사람들은
그 인연의 골이 깊을수록
나와 가까운 곳에 존재하고 있어

내 마음을 둔다는 것은
그 인연의 무게가 사뭇 무거워
그만큼 확고함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인연은 때라는 것이 있기에
사랑에도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합니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것처럼
평생을 미련으로 남기지 않도록

그저 돌아오길 기도하기보다
그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나간 인연에 천천히 다가서시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이
곧 자신의 행복이 되는 시기로 찾아와
아름다운 인연을 맺을 수 있게

오늘의 미련을 떨쳐버리고,
스님과 함께하는 수행의 가치를 깨닫는
내일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합니다.

화청향성법음범패
서말리산 강정사 주지 성수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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