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답] 107.다른 사람과의 만남에서 일어난 갈등을 맞춰가는 과정입니다.

성수스님 0 1401 2014.08.07 16:56

[강정사 성수스님의 즉문즉답]
107.다른 사람과의 만남에서 일어난 갈등을 맞춰가는 과정입니다.

[즉문]

스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잘 살던 친구였는데,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가 나서
월급까지 차압당했다고 하더군요.

제 형편에 무슨 오지랖인지
그래도 씩씩하게 견디라며
제 주머니를 탈탈 털고 말았네요.

근데 좋은 일 했는데도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제 마음은 왜 이리 자꾸 힘든 걸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힘든 사람을 도와주신 것은
잘한 일이라 하겠으나

그럼에도 마음이 힘든 것은
몸도 마음도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심력과 기력을 소모하셨기 때문입니다.

바로 기운이라는 것이 있어
자기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불안한 심신에 쉽게 동조하게 되므로

지금과 같이 힘든 상태에서는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선정을 베풀기보다
밝고 행복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섭섭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베푼 만큼 돌려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본의 아니게 번뇌가 일어난 탓으로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서 일어나는
본인과의 갈등을 맞춰가는 과정이기에
자신의 선택을 따라가면 되는 것이며,

살면서 누구나 힘들고 괴로울 때
의지하고 기댈만한 사람이 절실한데
법우님이 그러한 사람인 것이니,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소중한 인연임을 알고,
지금처럼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도록 하세요.

십리 길을 갈 사람은
하루 양식만 준비하면 되지만
만리 길을 갈 사람은
석달 양식을 준비해야 하듯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차곡차곡 쌓아온 공덕과 원력은
앞으로를 위한 소중한 양식이 될 것이니,

힘들고 어려운 고난이 있더라도
절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그 누구보다 강건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합니다.

화청향성법음범패
서말리산 강정사 주지 성수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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