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답] 43.삿된 감정을 화(火)로써 품지 마세요.
성수스님
즉문즉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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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1 15:45
[성수스님의 즉문즉답]
43.삿된 감정을 화(火)로써 품지 마세요.
[즉문]
스님,
어제 밤, 남편이 늦어서
걱정스런 마음에 전화했더니,
또 친구랑 술 마시고 있다고 하네요.
약속한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애들 과자 사 줄 돈은 없고, 술 마실 돈은 있냐고
정말 화가 나서 한 소리 했어요.
그러면서 자기가 뭘 잘못했냐며,
저보고 왜 그러느냐는 거예요.
정말 열불 터져 죽겠어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남겨주신 글은 잘 읽어 보았습니다.
남편이 스쳐가는 미혹에 빠져
내 사람의 챙김에 소홀함을 보고서
속이 많이 상하신 듯 합니다.
허나 서운한 마음에 미워하기 싫어
날카로운 말을 계속 하는 것은
부부간에 서로 상처만 키울 뿐입니다.
남편은 순간의 유희가 즐겁기에
잘못을 알아도 인정하지 못하고,
눈 막고, 귀 막고 있는 것일진대,
보고 듣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한들
소귀에 경 읽기가 될 뿐입니다.
황량한 들판 서리바람에 웃는 야국은
가장 늦은 계절에 그 향기를 드러내지만,
그 아름다움은 백화에 견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사람의 운명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아
고중생락(苦重生樂)의 운의를 담고 있으니,
화로써 속을 끓일 필요도 없지요.
무릇 부부란 서로를 닮아가는 것이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는 배려가
가족의 화목을 가져오는 공덕이 됩니다.
삿된 감정을 남편에게 쏟아내기 보다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밝은 선업을 지어
다가오는 복을 회양 받도록 하세요.
그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뤄진다는 믿음이 중요한 것이니,
당장 변할 것이라는 욕심은 버려야 합니다.
그 노력은 흘러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인내의 시간만큼 차곡차곡 축적되어
영예의 과를 맺게 하는 양분이 됩니다.
다소 어렵더라도 수행의 가치를 깨달아
선한 생각과 마음, 행동으로
천천히 복록을 쌓아 가시길 바랍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을 위해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 광명이 함께 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합니다.
화청향성법음범패
서말리산 강정사 주지 성수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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