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사 성수스님의 즉문즉답]

24.굳건한 믿음과 간절한 정성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즉문]

스님,

제가 만만했던 걸까요?

오랫동안 기다렸고,

어렵게 다시 만났는데,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말았네요.

물론 사정이

있었다고 하지만,

머뭇거리며,

피하는 것을 보니,

다시 예전처럼

마음이 떠난 것 같습니다.

되돌아 온 불행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께서 이렇게 다시 찾아주시니 반갑습니다.

지금 내 마음이

조급한 것은 아닌지요?

하루 온 종일

기도했다고 하여

오늘 성불을

보는 것이 아니지요.

알게 모르게 지은

저마다의 업보를 따라서

한 마음으로

천일을 정진해도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부지기수(不知其數)입니다.

그렇듯

어려운 상황이라도

포기할 수 없는

간절한 소망이기에

지난한 시간 동안

정성을 들이는 게 아닌지요?

생쌀을 재촉한다고

공양 밥이 되지 않듯이

밥이든 죽이든

끓을 만큼 끓어야 함이라,

애끓는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 때,

나로서 맺어진 인연이

점점 달라질 수 있고,

나로서 비롯된 상황이

점점 나아질 수 있습니다.

격한 감정으로 치우친

성급한 생각에서 벗어나

지금의 내 마음을

공들여 살펴 보시고,

진솔한 마음을 따라

굳건한 서원을 세워

나의 의지로써

나의 인연을 맺을 때,

마침내 온전한 나로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니,

후회도 미련도 없이

내 마음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 합니다.

화청향성법음범패

나의사찰 강정사 성수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