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사 성수스님의 즉문즉답]

427.함께 있어도 외롭다면 참된 인연은 될 수 없습니다.

[즉문]

스님,

제 속이 말이 아니네요.

이 남자가 뭐라고

저한테 잘하지도 않는데,

마음고생을 사서 하는 건지...

이제는 제가 뭘 해도

관심조차 없어 보이는데,

왜 이렇게 끊어내지 못할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세상 누구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합니다.

남보다 못한

속 빈 인연을 만나

제대로 대접받지 못해도

눈에 콩깍지가 씌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상하리만치 알지 못하지요.

우리 모두가

생사고락을 풀어가는

어리석은 중생이라서

너나 할 것 없이

감정 따라 마음이 변하고,

상황 따라 생각이 변하듯이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번뇌와 망상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살아감에 있어

나로서 비롯된 인연을

셀 수 없이 만나겠지만,

나와 인연되어

평생을 함께 할 반려자는

여럿이 될 수 없음이라,

함께 있어도

공히 쓸쓸하고 외롭다면

참된 인연은 될 수 없다고 보니,

나 홀로 애쓰지 말고,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시어

 수승한 인연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 합니다.

화청향성법음범패

서말리산 강정사 주지 성수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