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사 성수스님의 즉문즉답]

501.인연은 서로의 보폭을 맞춰 함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즉문]

스님,

오랜 연애 끝에

결국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을 준비한다는 핑계로

너무 무관심했나 봅니다.

살면서 누군가를

이렇게 간절히 원한 적이 없는데,

시간을 다시 돌리고 싶습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법우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힘든 심경이

스님도 느껴지는 듯합니다.

역상으로 보자면

이별수가 들어와 있다가

이제 나타난 것이라,

함께 하는 인연을

나의 처지만을 살펴

홀로 내버려 둔 탓에

당면한 현실과

어긋난 감정의 차이를

감당키 힘들었을 것입니다.

무릇 인연이란,

누군가의 보폭에 맞춰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빨라도 느려도

서로의 보폭을 맞춰

함께 나아가는 것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어야 함이라,

간절히 바라는 만큼

어긋난 관계를 되짚어

나부터 살펴야 한다고 보니,

내가 바라는 인연을

가장 가치 있는 행복을

나의 변화로써 이뤄가시길 바랍니다.

밝고 행복한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력과 자비광명이 함께하시기를

스님 온 마음을 다해 축원 합니다.

화청향성법음범패

서말리산 강정사 주지 성수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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