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스님의 즉문즉답]

8.집착을 애착으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즉문]

스님, 저 아무래도 미쳐가는 것 같아요.

전 아직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데,

한 번 믿음이 깨지니까 걷잡을 수 없네요.

그 사람을 용서하고, 그 사람과 함께 있어도

나 몰래 다른 사람을 만날까봐 의심스러워 보여

사소한 행동에도 무슨 의미일까 고민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입니다.

하루는 너무 심란한 마음에

그 사람의 집 앞에서 무작정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스님, 제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렇게 인연이 된 것에 대하여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법우님의 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마음으로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마음을 함께할 때,

굳센 쇠를 단절할 수 있으며, 맑은 향기가 금란초와 같다 하였으니,

사랑은 서로간의 신뢰가 바탕이 된다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한 신뢰가 무너졌으니,

회복하기 힘든 것이 당연하거니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러한 집착이

오히려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기에

그러한 진솔한 모습이 더 믿음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을 스스로 미친 짓이라 비하하여

자신을 상처 입히는 일은 당장 그만두셔야 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지키기 위한 애착이라 달리 생각하시어

자신은 물론, 그 사람까지 배려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집착을 애착으로 바꾼다는 것은

나와 그 사람에 대한 모자람을

정성과 노력으로 채우는 것과 같으며,

이는 사랑할 때,

웃음이 많아지는 것과 같이

자연스럽게 배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충만한 사랑으로 정성을 다해 기도하시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원력이 생겨나고,

부처님의 가피가 닿아 그 인연이 단단히 이어질 것입니다.

법우님의 착한 소구소망 이루시길

두 손 모아 축원하오며,

마이템플과 인연 맺은 법우님의 아름다운 소식이 들려오길

이 곳, 강정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늘 좋은 날 되소서!

 

 

화청향성법음법패

서말리산 강정사 주지 성수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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